1.
우형님 노래 진짜 잘하시더군요.
낮공연보다는 밤공연 노래가 더 좋았습니다. 배우님께선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...
밤공연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였을까요. -_-; 노래도 약간 불안했고...
실제로 밤공연에서는... 모든 걸 다 불사르시더군요.
지킬의 지금 이 순간도 좋았지만, 역시 하이드가 등장하는 부분은 다 좋았네요.
뭐랄까. 목소리가 좀더 저 끝도 없이 깊숙한 어떤 곳에서 나오는 느낌...?;;
목소리의 압력이랄까. 박력이랄까. 그런 게 그 큰 극장을 다 채우더라고요.
얼라이브는 둘 다 아주 그냥 좋았고... confrontation도 좋았습니다.
2.
후기를 좀 찾아보니 '섬세한 연기가 좋았어요'라는 평이 많네요.
자금란 때문에 3-4층을 전전했던 신세가 처량했습니다.
두 번 볼 거 한 번 볼 걸 그랬다는 생각도 드는데,
예매할 때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배우님의 무대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렇게 한 거였고
좀더 많은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그랬던 거였으니 뭐... 후회는 없습니다.
에잇. 그래도 뒹구는 지킬/하이드를 거울을 통해 안보고 직접 생으로 볼 수 있다는 건 좋았어요.
극장이 좀 큰 감이 있었고, 오케스트라 때문에 무대와의 거리가 더 멀어진 탓도 있었지만...
그런 대극장용으로 연기를 크게크게 해주신 배우님 덕분에 감정표현은 다 읽을 수 있었답니다.
다만, 웃을 거라고 생각될만한 부분에 심각한 표정을, 심각한 표정을 지을 거라고 생각될 만한 부분에는
허를 찌르는 웃는 표정을 배치하셨을 게 분명해서... 그건 좀 아쉽네요.
노래만 듣기에는 너무 아까운 무대였어요...
3.
오버쟁이 지킬. 오버쟁이 하이드.
조금만 어긋나도 개그가 될 수 있을 그 둘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시며,
결국 멋진 무대를 이끌어내신 배우님께 박수를.
머리 반쪽은 묶고 머리 반쪽은 푼 상태로 노래를 해도 폼날 수 있고
관객들에게 전율을 줄 수 있는 건
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.
그리고 그런 배우를 위해 저로서는 세상의 끝인 고양을 왔다갔다 한 거고요...
우형님께서 나오는 공연이라면, 기대를 하고 찾아가도 될 거라는 확신이 든 공연이었습니다.
4.
소냐님의 루시를 보고, 선영님의 루시를 연달아 봤더니, 루시가 부쩍 커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.
노래를 보면서 더 전율을 느꼈던 건 소냐님의 루시.
하지만 좀더 루시스럽다고 느꼈던 건 선영님의 루시. 우열을 가릴 수가 없더군요.
저번에 선영님의 루시를 홍광호님의 지킬/하이드하고만 함께 보고
'위험한 게임'을 하실 때, 저 쟁쟁한 루시가 우형님의 하이드와 만나면 대박이겠다 싶었는데, 진짜더군요.
오오 그 긴장감은 오오...... 서로 조금도 안 지고 팽팽하게 맞서시더군요.
5.
주교의 장례식 때, '죽음이 늘어만 가네~'를 미성으로 부르던 분을 참 좋아했는데
낮공 때는 목이 안 좋으셨는지 삐끗하시더니만, 밤공 때는 그래도 잘 불러내시더군요.
그런데 6월 6일날 들었던 그 미성은 아니었습니다.
그 때는 정말 신성한(-_-;) 미성이었는데, 그냥 보통 목소리로 부르시더군요.
이건 우형님도 마찬가지셔서... 6월 6일 때 공연 때는 지킬/하이드가 확실하게 갈려서
저런 미성을 내는 배우가 저런 걸걸한 목소리는! 서프라이즈! 그레이트! 이랬는데
일요일에는 적당히 낮은 목소리로 지킬을 연기하시더라고요.
이게 다 스케줄 강행군 때문인지, 아니면 두 분의 연기노선 변경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.
그 미성에서 가끔 리차드의 목소리를 느꼈는데, 아예 그 목소리가 지킬의 것으로 치환되어 있어서
확실히 지킬이 되셨구나...라는 느낌이 들어서, 좋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그랬네요.
6.
친구들을 꼬여내어 같이 봤습니다. 낮공은 저까지 넷이서, 밤공은 셋이서.
그리고 그 중 한 명과 confrontation 놀이를 하면서 놀았습니다.
지킬은 짬뽕편으로, 하이드는 짜장편으로 만들어서... 이렇게요.
"나는 짜장이 좋아..."
"짬뽕이 더 맛있어~"
"짜장을 시켜 짜장짜장짜장..."
"아니야!"
"짜장이 좋지? 짜장짜장..."
"아니야!!!!"
"짜장!"
"짬뽕!"
"짬짜면~~~~~~~~~~"
쓰릴미를 보고 '어린애를 죽이자~'와 '멍청한 새나 보고'를 가지고 놀던 친구입니다.
뮤지컬 보고 나면 꼭 이런 후유증이 생기네요.
confrontation의 하이드는 손가락을 꼬물거렸나 꼬물거리지 않았나로도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.
멍청한 개사 놀이나 하고... ...
7.
우형님의 연기를 또 보고 싶기는 하지만,
지킬 앤 하이드라는 뮤지컬 자체는 이미 충분히 봤다는 생각이 들어서, 이천지킬은 망설이고 있습니다.
쓰릴미로 뮤지컬 첫테이프를 끊은 건 아무래도 많이 잘못된 일인 것 같아요. -_-;
그 때는 여덟 번을 봐도 더 보고 싶어서 안달했었는데... ㄱ-;
또 보면 가까운 자리로 보고 싶은데... 자리가 있으려나...
아. 돈이 없군요. (...)
지금 이 순간~ 돈이 없어~ 이천을 향한 마음 버려야한 나~♪
8.
막공을 봤지만 막공을 안본 이 느낌은.......
이천지킬도 대박나시길!